Artist, Jin Sil Kim
Jun 12

작가의육성> 화가김진실 – 장소현

 

 

<작가의 육성> 화가 김진실  장소현 

 

<나의 숲 (My Forest)>으로 초대합니다.

화가 김진실에게 듣는 작품세계

화가 김진실은 캘리포니아의 자연을 동양의 전통 산수화 기법으로

자신만의 색채로 그려낸다. 작품의 전체 주제는 <My Forest>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산골마을 라이트우드(Wrightwood)에

묻혀 살며, 느끼는 자연의 순수한 생명력을 화폭에 담아낸다.

“자연 속에 살면서, 자연과 호흡하며 나만의 그윽한 향기로 아름다운 산줄기, 바람,

안개, 들꽃, 소나무 등을 소박하게 화폭에 표현한다.”

나의 그림은 나의 삶이며 행복이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육성을 들어본다.

광복 80주년 기념 한미 원로작가 교류전에 전시된 김진실 작품

 

대답: 김진실 (화가)/ 질문: 장소현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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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작품 전체의 제목이 <나의 숲(My Forest)>이지요?

 

김진실> 네, 작품의 전체 주제를 <My Forest>라고 한 것은 제가 그동안 자연과 호흡하며 친밀해졌기 때문입니다.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 속에서 마음의 변화를 느끼는 그림을 그리려 애쓰다 보니, 자연이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양한 풍경의 삶, 자연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나무들을 캔버스에 담아내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아직 보지 못한 풍경에 대한 그리움을 그리고 있지요.

나는 자연의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자연이 나의 전부라는 마음의 풍요 속에

나의 내면의 세계를 화폭에 담아가고 싶은 겁니다.

김진실 작 <My Forest Q5> (Jacaranda Trees), 2023

 

질문> ‘동양화’라는 용어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요?

지금은 ‘한국화’라는 말을 주로 쓰고 있습니다만…

 

김진실> 제가 생각하는 동양화라는 용어는 선과 점의 만남이라고 생각해요.

한국화라는 용어는 현시대의 흐름에 맞춘 표현이라고 생각되네요.

같은 맥락에서의 표현이지만, 순수한 동양적인 이미지의 표현방식을 동양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화라는 용어는 모든 한국의 사물을 표현하는 식의 표현법이라고 생각되고, 순수한 동양화의 표기방법은 동양화라고 함이 좋을 듯하네요.

저는 사계절과 푸른 산들이 보이는 이곳 산속에 살면서, 제 나름대로 동양화 기법을 적용하여 사물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김진실 작 <My Forest S5a> (Joshua Trees/Cactus), 2024

 

질문> 전통적으로는 ‘산수화’라고 일러왔는데, 캘리포니아는 물이

귀한 사막이니 ‘산수(水)화’라고 부르기가 어색하지요?

작가께서는 어떤 용어로 부르시는지요? 예를 들어, 오용길 작가 같은

이는 자기 그림을 ‘산수화’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풍경화’라고 불러달라고 합니다. 전통에 묶이기보다 현대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생각인 것이지요.

김진실> 제 그림은 주제에 따라서 산수화도 되고 풍경화도 됩니다.

캘리포니아는 지역별로 내륙 쪽으로는 사막으로 대부분 구성되어 있지만,

나무와 물이 풍부한 지역도 있지요. 다니면서 풍요로운 지역도 많이 봤어요.

작가는 자기 그림에 대한 자부심도 있을 겁니다. 결국 모든 것이 작가의

표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 그림을 동양화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대학 4년 동안 채색화를 배운 것이 저에게는 많은 장점이 되었어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현대화로 나아가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크릴릭 물감으로 제가 표현코자 하는 색상을 만들어서 사용하며, 채색하기 전에

먼저 먹을 사용하여 하얀 바탕화면에 욕심 없이 자연스럽게 그려나갑니다.

저에게는 그림을 그린다 하면 힘들다, 어렵다 라는 마음이 없어요.

자연스럽게 마음이 움직이지요.

김진실 작 <My Forest S3> (Clouds at High Desert), 2024

질문> 학자나 평론가들은 ‘진경’과 ‘실경’을 구분하려고 합니다. 자신의 그림을

실경과 진경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김진실> 제 그림은 진경, 실경 구분이 없어요. 실경을 보면 진경으로 변화해 갑니다.

예를 들어, 어디를 가다가 “참좋다. 그리고 싶다”하면 그곳에 발길을 멈추고,

그곳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어떠한 영감이 떠오르면 그림의 아우트라인이 그려집니다.

무엇을 그릴까? 구도가 파악되고, 사진도 찍어서 실물과도 비교하면서 어떠한 사물을

그려 넣을까도(산, 물, 길…) 머리속에 담아봅니다.

있는 그대로의 실경은 아니고 변화를 주면서 구도를 잡지요. 구름이 바람에 흘러가듯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흐름을 중요시합니다. 색을 넣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은 동양화의 기본기법을

꾸준히 터득하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김진실 작 <My Forest S6> (High Desert), 2024

 

질문> 최근에 이른바 K-아트가 인기를 모으면서 채색수묵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한국 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윤범모 같은 평론가는

세계 무대에서 단색화를 대체할 우리 미술로 채색화를 꼽고 있지요.

이에 대해 작가의 생각은 어떤지요?

김진실> 채색수묵화는 제게 매우 어려운 그림입니다.

개인적으로 단색화가 이우환 원로작가님의 그림을 좋아하는데, 한국화에서

선이나 점으로 된 단색화는 어떤 경지를 넘어서야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에 샤토 갤러리에서 열렸던 <디아스포라 아리랑> 전시회 때 출품한

제 그림이 단색화에 가까운 작품인데, 옛 스승님(옥산 김옥진)에게 처음 배운

선 긋는 법을 회상하면서 그린 그림이지요. 저는 그 그림을 무척 좋아합니다.

김진실 작 <My Forest M23>

 

질문> 채색과 관련하여, 학교 때 선생님은 어떤 분이었는지요?

선생님에 따라 작품의 결도 다른 것 같은데…?

김진실> 대학 들어가서 채색화가 조복순 선생님께 배웠습니다.

3학년 때에는 천경자 선생님에게도 채색화를 배웠고, 장우성 선생님께서

홍대에 출강하셔서 지도해 주셨어요.

단색화가 서양화가이신 고 이정지 선생님도 저의 스승님이셨습니다.

이숙자 선생님 작품도 참 좋아합니다.

 

질문> 스승 또는 롤모델로 삼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김진실> 옥산 김옥진 선생님이십니다. 제가 지금까지 그림 그리게 이끌어주신

스승님이십니다. 진도 출생으로, 허백련 선생님의 제자이시죠.

대학 재학시절부터 7년 간을 선생님 화실에서 지도를 받았습니다.

 

김진실 작 <My Forest S7> (Mountain & Clouds at High Desert), 2024

 

질문> 서예도 하시는지요?

 

김진실>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서예는 하지 않았어요.

대학 때 유희강 선생님께서 재능이 있다고 칭찬해주셨지만,

한문 해석이 너무 어려워서 계속하지 않았어요.

 

질문> 좋아하는 시인이 있는지요?

 

김진실> 박인환 시인을 좋아해요. 저의 아버지뻘 태생인데요,

책을 읽은 후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등…

너무 안타깝게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서 슬퍼요.

김진실 작 <My Forest T1> (Hometown Mountain and Stream), 2025

 

질문> 자신의 그림을 악기 소리에 비유하면 어떤 쪽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가야금과 거문고, 바이올린과 첼로, 피리와 대금, 꽹과리와 징…

김진실> 제 그림을 소리에 비유하면 ‘기타’라고 말하고 싶네요.

50대 초반무렵 노스리지 성당에 다닐 때 성가대 지휘자이신 김의철(기타 전공)

선생님께 약 3년간 클래식 기타를 배웠어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소리를 낼 때 산과 같이 뾰족한 소리 내면 안 되고, 바다와 같이 넓게 퍼지는 음을

내야 한다는 말씀을 항상 해주셨어요.

그림을 그리는데 마음에 와닿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지요.

 

질문> 한국화의 세계화에 대한 생각은?

김진실> 한국화가(동양화)들이 세계화하며, 사라져가는 동양미술을 세계화했다는

영상을 봤는데요, 좋은 작품을 꾸준히 하는 작가는 가능성과 전망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활약하는 Seo(세오) 작가와 한국에서 활약 중인 추니 박 작가의

도발적인 작품이 동서양의 문화를 혼합했다고 하는데, 이런 작가들이

세계 무대로 뻗어가고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김진실 작 <My Forest M20>

 

질문> 앞으로의 희망은?

 

김진실> 꼭 이루고 싶은 희망과 꿈은, 보는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 된다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제가 사는 이곳 Wrightwood에는 사계절이 있어요. 산, 들, 나무, 잡초,

안개, 바람, 구름, 눈, 비… 하늘과 별이 보이는 이곳! 매화꽃, 복숭아꽃이

아름답게 피는 봄철에는 매혹적인 향기에 취하게 한답니다.

아름답게 조성된 정원과 갤러리(공사 진행중)가 있는 이곳에서 여러 작가들과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 지역(샌버나디노 카운티) 작가로서

조용히 전원생활을 하며 꾸준히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남고 싶으며,

이 지역을 한인 작가들과 함께하는 장소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창전(蒼田) 김진실 작가

1970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한국, 뉴욕과 LA, 워싱턴DC, 멕시코 스페인 등지에서 13번의 개인전을 열고,

76번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대한민국 국전 5회 입상(1971~1976) 후 도미했다. 2017년 예총회장상을

수상(현대한국화협회전)했다.

남가주 미술가협회 회원, 한국 현대한국화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산골마을 Wrightwood 자연에 묻혀서 생활하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앞으로 갤러리, 장미화단, 야외 콘서트장, 식물원 등을 갖춘 J&J Garden and Gallery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

김진실 작가의 라이트우드 스튜디오. 예술마을을 건설할 계획으로 공사중이다

[출처] <작가의 육성> 화가 김진실|작성자 장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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